▲ (사진=더불어민주당) |
“국민이 준 회초리가 이리 무섭는데도 또 미적거리면 나부터 민주당에서 돌아서겠다”
그 요란하고 시끌시끌했던 서울 부산 시장 선거는 끝이 났다. 매일 사랑방 같이 나가는 이곳 공원엔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했음에 그 기세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새벽에도 점심 때에도 만나는 여기의 60대 이상의 치들은 그야 말로 얼시구 좋다, 지화자 좋다는 반응들이다. 마치 대선에서도 승리해 이 나라가 그들 국민의힘의 편이 된 것 같은 희색들이다.
이제 윤석열이 나와서 이 나라를 저 전두환이 행님처럼 확 조져야 한다는 거다. 저 빨갱이 당 민주당에 줄을 서 깐죽대는 패거리들 몽땅 감방에 집어넣어야 한다는 낄낄거리는 투에, 국민의힘에 몰표한 이번 선거는 다음 대통도 따놓은 당상이라며 저 민주당이 하는 것과는 반대로 가란 주문도 한다. 민주당이 고개 쳐들고 재는 것 도저히 못 보겠던데, 이번 선거로 속이 시원하다는 이야길 하는 이도 있고, 민주당 고것들이 뭘 한다고 날뛰냐며 이제 기를 죽였으니 이것만으로도 이번 선거는 우리가 이겼다는 거다.
공원에 나오는 이들 누구든 몇 명 패를 지으면 이런 식 선거 후일담이다. 아니 60대 이상 경상도 말을 쓰는 이들 중 대의기구인 정당을 두고 민주당 편을 드는 이를 나는 본 적이 없다. 노통 그 이전부터 지켜본 결과이다. 여기는 부산이라서 그런지 하나 같이 영남당에 올인인 거였다. 정책을 두고 개혁을 두고 이야기하는 걸 나는 본 적이 없다. 이들이 있는 벤치로만 가면 민주당 헐뜯는 것 뿐이고 문재인 욕 뿐이다. 이런 공원에 나오는 이들을 대하며 우리의 민도는 덜 성숙했음을 느끼고 느꼈는데, 이번 시장 선거에서 그들이 바란 국민의힘당의 당선은 그야말로 축제이다.
이런 치들을 상대로 중도층 확보 어쩌구 하는 어설픈 노선 때문에 이번 선거 이런 꼴로 났음이 이번 패인의 전문가들 분석이다. 개혁을 하라고 할 때 개혁을 하지 않은 거였다. 60대 이상의 경상도 표심은 굳어져 있어 20, 30대의 표를 얻어야 하는데, 이들 젊은 세대는 과감한 혁신을 바랐던 것이다. 한데 뭣 하나 기세를 내어 견인하는 걸 못 보았으니 그 흐리멍청함에 돌아섰다 하겠다.
이번 국민이 준 회초리가 이리 무섭는데도 또 미적거리면 나부터 이 민주당에서 돌아서겠다. 생존경쟁으로 모든 부분에서 팍팍한데 민생경제며 제도개혁에서 이렇게 뭉그적거리면 어떻게 지지하겠는가. 언론 검찰개혁부터 똑 부러지게 하라. 그런 다음 부동산 정책도 혁명에 준하게 하라. 이래야 사라진 20, 30의 표가 돌아온다. 60대 이상은 종편에 빠져 있고 조중동 신문 쪼가리에 빠져 이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이들은 두고 젊은 세대가 돌아오는 정책을 세워라.
여기 공원에 나오는 사람들 이야기가 계속 맴돈다. 나라 망치는 건 저렇게 의석을 몰아주었음에도 끌고 가지 못한 저 민주당에 있다는 것. 일할 수 있을 때 해야 하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할 일을 못 한 것, 국민은 용서하지 않는다는 거다. 사기꾼, 투기꾼이 부산 시장이 된 이 씁쓸함을 가눌 수 없다. 어떻게 이런 따위의 선거가 있는지 이 못난 국민이 괴롭기만 하다. 물에 물 탄듯 술에 술 탄듯한 이 민주당이 하는 일 지켜보겠다.
양병철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