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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 보름달을 보았습니다. 환하고 훤한 내가 바란 보름달이었습니다. 보고 또 보아도 이끌려 자리를 옮겨가며 바라보는 나는 나도 모르게 흐뭇한 빛이 되었습니다.
달아, 달아 높이 높이 솟아라. 그리하여 이 나라 온 누리를 그 넉넉하고 풍성한 달빛에 싸이게 해다오. 이 나라 만인에게 다가가 풍요의 상을 심어다오.
어느 집 가림 없이, 누구 차별 말고 그 덩그런 보배로운 형상으로 다가가 희망의 수확을 심어다오. 그리하여 추석을 맞은 온 가족에게 넘치는 화평의 빛을 뿌려다오.
그 빛나는 아름드리 한가위 달을 보며 이런 식으로 기도했습니다. 여느 해와는 다른 환희의 실체를 대하는 것 같습니다. 이 나라에 새 기운을 진작할 징조를 저 환한 보름달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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