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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권 옹호하는 LH사장이 필요”

기사승인 2022.09.21  14:5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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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거빈곤·세입자 당사자 4명,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공모 지원

“토건개발·부동산 시장 주의자가 아닌 주거권 옹호 대표가 필요합니다”

지난달, 이전 정부에서 취임한 공공기관장으로는 처음으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사임해 사장직 공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쪽방주민·고시원거주자·반지하 청년 세입자·공공임대주택 대기자 등 주거빈곤·세입자 당사자 4명이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공모에 지원하며, 20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사장은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운영을 비롯한 주거복지 강화 등을 통한 국민 주거생활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주거권 강화에 중요한 공공기관장으로 공공임대주택 확대가 누구보다 절실한 당사자들이 직접 사장에 지원한 것이다.

▲ (사진=빈곤사회연대)

언론보도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은 건설 대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던 부동산 시장주의자, 쪽방촌 공공주택 사업 등을 노골적으로 반대하며 규제완화를 통한 민간개발로 주택공급을 주장하는 토건개발 공급만능론자, 박근혜정권의 ‘빚내서 집사라’ 정책을 추진했던 자 등 토건·개발·부동산 시장 주의자들이며, 이러한 부적격 후보자들은 LH공사 사장의 자격이 없다.

또한 최근 윤석열 정부의 공공임대주택 2023년도 예산 대폭 삭감안 제출과 민간주도 개발을 통한 주택공급 정책기조 등을 고려할 때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이들이 LH사장으로 선임된다면, 이들은 정부의 부동산 부양과 주택공급정책에 복무하며, 공공임대주택 공급 및 주거복지 강화 보다는 이윤중심의 분양아파트 공급과 공공택지의 매각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서민 주거안정에 역행할 우려가 높다.

사장에 지원하는 동자동 쪽방촌 주민 백광헌 부위원장은 “정부와 LH가 작년 2월 발표한 동자동공공주택사업이 지구지정 조차 되지 않고 지지부진하고, 민간 개발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소식에 주민들의 불안이 크다”며 “쪽방촌 공공주택사업의 흔들림 없는 추진과 전국 쪽방촌으로 사업을 확대해 주민들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LH사장에 지원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시원에 살고 있는 지적장애인 당사자로 사장에 지원한 나경동씨는 “고시원의 진드기와 바퀴벌레로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 너무 괴로워, 이런 상태로는 못살 것 같아 작년에 주거취약계층 매입임대주택을 신청해 선정되었으나, 관리비가 비싼 도시형생활주택밖에 없어 다른 매입임대주택을 1년 넘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위에서 임대주택에 선정되어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워 죽겠다”며 “저처럼 고시원 같은 열악한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임대주택에 들어가고 싶을 때 오래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게, LH공사를 통해 임대주택을 대폭 확대하겠다며, 오죽하면 사장직에 지원하겠냐”며 지원의 입장을 밝혔다.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거주하는 청년 세입자인 박도형 민달팽이유니온 운영위원은 “고시원을 벗어나 이사 온 곳이 보증금 100만원의 반지하”라며 “정부와 LH정책에 ‘지옥고’를 전전하는 청년들을 위한 주거정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한 “청년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공공임대주택 예산을 깎아 분양주택 늘려주겠다는 정책에서 돈 없는 청년들이 배제되고 있다”며 “부동산을 시장에 맡기고 개발과 민영화를 추진할 사장을 반대하며, 청년들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장에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까지 용산역 홈리스 텐트촌에 살다가 철거와 화재를 당하고서야 공공임대주택을 신청하게 된 박재혼씨는 “텐트촌 철거와 화재 이후 고시원으로 거처를 옮긴 뒤 공공임대주택을 신청했는데, 나를 포함한 철거당한 텐트촌 주민 4명 모두 입주대기자 예비번호가 630번대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 들어갈지 가늠초자 하기 어렵고, 입주할 때까지 살아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게 어디 있나”라며 개탄했다.

그는 특히 “거리 노숙 생활이건, 텐트 생활이건 열악한 거처에서 사는 사람들이 임대주택에 신청하고 들어갈 수 있게 하는 것이 LH사장의 역할”이라며 지원의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원 당사자들을 지지하는 주거시민사회단체들은 “토건과 부동산 시장주의자 일변인 기성 전문가들 모두 부적격 후보자들로 반대하며, LH공사의 공공임대주택 공급확대, 공공택지 매각 반대, 주거복지 강화”를 요구했다. 기자회견 후 4명의 LH사장 공모 지원 서류를 LH본사로 발송했다.

이날 ‘토건개발·부동산 시장 주의자가 아닌 주거권 옹호 대표가 필요하다’ LH수도권특별본부 앞 기자회견에는 동자동공공주택사업추진주민모임, 동자동사랑방, 사랑방마을주민협동회, 홈리스행동, 빈곤사회연대, 민달팽이유니온, 전국세입자협회, 나눔과미래, 빈민해방실천연대(전국철거민연합,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주거권네트워크, 집걱정없는세상연대 등에서 주최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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