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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과 취약계층 관련 예산 삭감 안돼

기사승인 2022.09.05  16: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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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과 취약계층 관련 예산 삭감이 건전재정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 지출 재구조화 이전에 재벌과 부동산 투기꾼 감세 철회 필요 –

– 서민 임대주택 관련 예산 삭감은 부동산 투기꾼 보조에 불과 –

– 국회는 예산안 심의 철저히 진행해야 –

윤석열 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2023년 예산안을 9월 2일 국회에 제출하였다. 지난 8월 30일 발표된 2023년 예산안은 재정 기조를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전환하면서도 국정과제 이행 등 ‘해야 할 일은 하는 예산’으로 편성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내년 예산은 639조원으로 올해 예산인 607조7천억 대비 5.2% 증가에 불과하여 그 증가 폭은 최근 6년 중 가장 작은 수준이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2023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건전재정을 달성하기 위하여, 과거 대비 총지출 증가율을 하향 조정하고 관리재정수지를 GDP 3% 이내로 관리하는 재정준칙을 밝히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최근 우리나라는 Covid19의 창궐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유동성이 증가하고 공급망이 훼손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해 무역적자가 급증하고 금리와 환율 및 물가가 매우 빠르게 상승하면서 서민과 취약계층의 삶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경제 환경에서는 서민과 취약층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 재정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는 ‘건전재정을 위한 지출 재구조화’라는 미사여구를 내세우며, 서민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예산 삭감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도 이번 예산안에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관련 예산을 5조 6천억이나 삭감하였다. 윤석열 정부는 공공전세 한시 사업 종료와 영구주택·국민주택·행복주택 등 건설형 임대주택 물량의 자연적 감소가 주원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 공공주택 공급을 축소하겠다는 의미로서 주택 임차료 등 주거비용 상승을 촉발하여 서민과 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침식하게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임대사업자로 변신한 부동산 투기꾼들의 지대추구를 보조하거나 불로소득을 극대화시켜 줄 뿐이다.

또한 최근 반지하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에게 집중호우에 따른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예산안에서는 공공주택 관련 예산마저 대폭 삭감하였다. 구체적으로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소득 1~4분위)을 위한 국민임대·영구임대·다가구매입임대·전세임대 관련 예산뿐만 아니라, 노후 공공임대주택 리모델링 관련 예산과 중소득층(소득 4~6분위)을 위한 행복주택·통합공공임대·공공임대융자·임대주택리츠 예산 등을 모조리 삭감하였다.

이러한 조치는 향후 서민과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은커녕 오히려 공공주택의 공급감소와 품질하락을 야기하는 등 주거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다.

이밖에 금번 윤석열 정부의 예산안에서는 노인 일자리 관련 재정지출도 삭감하였는데, 그로 인하여 6만 1천개에 달하는 노인층의 생계형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윤석열 정부는 공공형 노인 일자리를 ‘질 낮은 일자리’로 폄하한다.

그러나 공공형 일자리는 단순 환경미화·초등학교 등굣길 안전지킴이·키오스크 도우미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으며, 75세 이상 고령자들을 대상으로 낮은 보수와 제한된 시간(27만원·30시간) 동안 근무하도록 하는 취약 노인계층을 위한 정책적 조치이다. 만일 이로 인해 노인 일자리가 급격하게 감소한다면 노인복지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논쟁이 없지는 않지만, 지역화폐는 지역 중소상공인의 매출을 촉진하여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의미있는 기여를 해왔음은 분명하다. 특히 전국적으로 230여 지방자치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보면, 지역화폐는 이제 특정 정파의 지지를 받는 사업이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인다.

서민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전통시장 상인들 대부분이 긍정하는 지역화폐 관련 정부의 예산을 없앤다는 것은 민생회복을 바라는 민심과 동떨어진 것이다. 정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지원방안부터 고려해야 하는바, 지역화폐의 효용성을 애써 무시하고 관련 예산지원을 무차별적으로 폐지하는 것은 합리적이라 볼 수 없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전체적으로 24조원 규모의 ‘지출 재구조화’를 실시하여 공약이행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이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의 한계는 분명하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 7월,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 재벌대기업들에 대한 법인세율을 22%로 인하하고,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가업승계 관련 상속세와 증여세를 대폭 감면하기로 하였으며, 대부분 부동산 투기꾼인 지방소재 3억원(공시가격) 이하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감면하는 등 ‘재벌과 대기업 및 부동산 투기꾼’에 대한 대대적인 세제개편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 규모는 윤석열 정부 5년 기준으로 약 60조원(기준연도 대비 누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재벌과 대기업 등의 사주일가와 부동산 투기꾼에 대해 막대한 조세감면을 추진하면서 ‘지출 재구조화’라는 미명하에 서민과 취약계층 관련 예산을 축소하는 것은, 재벌과 대기업 및 다주택자 등 투기꾼 등에 대한 조세감면으로 발생하는 재정수입 감소분을 서민과 취약계층에 대한 재정지출 축소로 상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재정이 필요하면 그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조세부담의 여력이 있는 재벌과 대기업 및 지대이익을 추구하는 부동산 투기꾼 등으로부터 보충해야 하는 것이지, 서민과 취약자 계층 관련 예산을 감축하거나 다른 곳에 쓰일 재정으로 돌려막기면서, ‘지출 재구조화’나 ‘재정건전성’을 운운하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에 불과하다.

주지하다시피 최근 우리나라 경제는 Covid19 사태의 지속과 우크라이나 전쟁 및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 등으로 인한 물가와 환율의 급등 및 금리상승과 무역적자 증가로 인해 이른바 ‘복합경제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이번 ‘복합경제위기’는 과거 금융위기처럼 단순한 금융시스템의 모순과 탐욕에서 촉발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정치·경제의 패러다임에 대전환 과정에서 촉발되었기 때문에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복합경제위기’에서 서민과 취약계층은 자구책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이를 스스로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번 예산안이 정부안대로 통과된다면 서민과 취약계층은 매우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윤석열 정부는 더 이상 재벌과 대기업 및 부동산 투기꾼 등에 대한 조세감면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수년 간 지속되고 ‘복합경제위기’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는 서민과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예산을 확충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조치를 취하고 그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여 편성하는 것이 바로 윤석열 정부에서 언급한 ‘해야 할 일은 하는 예산’이며 ‘국민과 민생을 위한 예산’라는 정책 구호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국회 또한 이번 예산안을 심의함에 있어서, 글로벌 정치·경제상황의 급변과 그에 따른 물가상승 및 경기침체로 인해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서민과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경제회복을 촉진할 수 있는 예산인지 철저하게 살펴보고 의결해야 할 것이다. 서민과 취약계층의 보호를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진정한 각성과 각별한 노력을 촉구한다.

(2022년 9월 5일)

경실련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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