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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핵사고 10년, 탈핵행사 온라인 진행

기사승인 2021.03.09  17: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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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단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와 탈핵을 위한 한일 공동 행동 이어갈 것”

핵발전소 신규건설, 수명연장 금지 제도화와 제대로 된 안전대책 등 요구

6일 후쿠시마 핵사고 10주년 준비위원회는 <선언을 넘어 실현으로, 탈핵 온라인>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는 탈핵시민행동 유튜브로 생중계 됐고, 한일 양국의 발언과 가수 요조, 일렉트로닉 챌리스트 채아의 공연과 탈핵 활동 사진, 엘름댄스, 시민들의 메시지 영상으로 꾸며졌다.

이날 행사에 앞서,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종교인 기도회가 열렸다. 양재성 목사(기독교), 현중 스님(불교), 오광선 교무(원불교), 정윤택(천도교), 강지순 수녀(천주교)는 기도를 통해 “인류가 불러온 재앙을 잊지 않고 생명을 길, 탈핵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종교인 기도회 (사진=환경운동연합)

이미애 종교환경회의 상임대표는 발언을 통해 “사람들의 고통 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들의 두려움, 고통을 생각해야 하며, 사람들의 편리함만을 위한 핵발전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 모두 안전한 나라에서 평온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무토 루이코 후쿠시마핵발전소 형사소송 지원단장은 연대사를 통해 “한국, 일본이 연대하여 핵발전소를 멈추기 위해 행동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또다시 발생한 후쿠시마 지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불안에 휩싸였다”고 전하며, “여전히 핵발전소 사고는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일본 정부의 신규 핵발전소 건설 시도를 멈추게 해서 스리마일,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고와 같은 중대한 사고의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분희 월성원전이주대책위 부위원장은 “월성 인근은 지금도 토양, 공기, 물이 모두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음에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곳에 주민들이 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주민들은 수 년 째 이주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나 한수원은 문제가 없다는 말만 반복한다. 그는 이제는 방사능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영란 탈핵부산시민연대 집행위원은 “고리2호기를 비롯한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 연장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리1호기 해체 계획서 초안을 통해 시민,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이 아닌 산업의 이해관계가 우선시 되어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고준위 핵폐기물 재검토는 졸속적이고 기만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이는 핵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한 임시 저장시설 건설”이라고 주장했다.

발언 이후 가수 요조의 공연이 이어졌다. 요조는 뜻깊은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하며, 그의 신곡 ‘모과나무’와 2017년 발표된 ‘늙음’ 두 곡을 완창했다. 이어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 분과위원회의 엘름댄스 영상과 여러 시민이 참여한 메시지 영상이 상영됐다.

엘름댄스는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당시 인간을 대신해 핵비를 맞으며, 죽어간 나무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춤이다.

김용국 영광핵발전소안전성확보공동행동 전 집행위원장은 “영광 핵발전소 부실 공사로 인해 2018년 한빛 3,4호기에서 공극 264개가 발견됐다”고 말하며, “핵발전소 건설과 운영 과정, 그리고 규제 기관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또 “영광에서는 핵발전소 안전을 위해 꾸준히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 온라인 행사 현장 (사진=환경운동연합)

조완석 한 살림 상임대표는 “삶의 터전을 잃어야 했던 후쿠시마 주민들을 올림픽 추진을 위해 복귀시키고,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또 탈원전, 탄소중립, 재생에너지 확대와 반대로 가는 우리나라의 원전 정책 또한 비판했다.

그는 “풀뿌리 민주주의와 생태계를 위협하는 핵기술을 멈추고, 한국과 일본의 민중이 함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방사능 해양방류 계획을 철회하고, 우리나라 정부는 신울진 3,4호기 건설을 백지화하고, 월성 원전 방사능 누출 원인을 밝히라”고 주장했다.

이어 <후쿠시마 핵사고 10년, 선언을 넘어 실현으로> 선언문 낭독이 진행됐다. 선언문은 이베로니카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 이선영 아이쿱생협서울제주권역 활동가가 낭독했다.

끝으로 마지막 순서인 일렉트로닉 첼리스트 채아의 첼로 공연으로 온라인 행사가 마무리됐다.

<후쿠시마 핵사고 10년, 선언을 넘어 실현으로 탈핵행동 선언문>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에서 핵사고가 발생한 지 올해로 10년이 되었다. 그렇지만, 그 날의 위험과 피해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고농도의 방사능이 나오는 핵연료 처리 문제, 오염수의 해양방류 문제, 그리고 여전히 방사능 위험 때문에 자신이 살던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4만여명의 주민들. 이것이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10년이 지난 모습이다.

한국의 현실은 어떠한가. 탈핵을 선언한 지 4년이 지났지만, 한국 사회의 탈핵은 멀기만 할 뿐 아니라 후퇴하고 있다.

지난 2월 22일 산업부는 신울진3,4호기 핵발전소의 공사계획인가기간을 2023년 12월로 연장한다고 발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미온적인 탈핵로드맵마저 후퇴시킬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지난 1월에는 한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2023년 4월에 수명만료 되는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 심사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올해 4월까지 수명연장을 신청하지 않으면, 고리2호기는 순리에 따라 영구정지하게 되는 것임에도 한수원은 고리2호기 영구정지를 막기 위한 요청을 한 것이다.

그 외에도 정부의 탈핵 정책은 많은 모순을 안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공약은 공론화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그 때 이미 공약 후퇴의 길로 들어섰다.

지금도 매 순간 발생하고 있는 핵폐기물은 제대로 된 관리 정책도 없이, 엉터리 재공론화를 통해 경주 맥스터 건설이라는 폭력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안전 문제는 어떠한가. 월성핵발전소에서는 계획하지 않은 삼중수소가 새어 나와 위협을 하고, 영광핵발전소에서는 사람 키만 한 구멍이 발견되었다.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수소폭발을 막겠다고 조치한 수소제거장치는 결함 투성이로 밝혀졌다.

그나마 최후의 보루였던 ‘신규 핵발전소 건설 금지’와 ‘수명연장 금지’ 역시 산업부와 한수원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

한국은 현재 24기의 핵발전소가 가동되고 있고, 2021년 이후 2030년까지 앞으로 10년간 핵발전소 10기의 수명이 만료될 예정이다. 고리2호기가 그 시작점에 있다. 신규 건설뿐만 아니라 노후 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은 있어서는 안 된다. 더불어, 안전한 미래를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탈핵의 시계를 앞당겨야 하는 과제가 있다.

후쿠시마 핵사고는 인류가 핵발전으로부터 빨리 벗어나야 함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한 순간의 사고가 가져온 결과는 매번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참담하다. 핵발전은 생명안전과 공존할 수 없다.

탈핵은 단순히 선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선언을 이루어 낼 수 있는 책임 있는 행동이 반드시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신규핵발전소 건설 금지, 수명연장 금지, 그리고 조기폐쇄를 통해 탈핵 세상을 하루 빨리 앞당기기 위한 모든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는 말 뿐인 탈핵이 아닌 진정한 탈핵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함께 연대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임을 밝히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후쿠시마 핵사고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다. 정부는 핵발전소 안전 대책을 마련하라.

하나, 더 이상 핵발전을 늘려서는 안 된다. 정부는 핵발전소 신규건설 금지를 제도화하라.

하나, 수명 다한 핵발전소는 폐쇄가 정답이다. 핵발전소 수명연장 금지를 제도화하라.

하나, 자연재해, 고장, 사고, 은폐, 불안해서 못 살겠다. 위험한 핵발전소 조기에 폐쇄하라.

하나, 탈핵은 말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대통령 임기 내에 책임 있게 행동하고 실현하라.

2021년 3월 6일

<후쿠시마 핵사고 10년, 선언을 넘어 실현으로 탈핵 온라인> 행사 참가자 일동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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