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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사고 10년, 오염수·오염토·쓰레기까지?

기사승인 2021.03.06  18: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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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환경연합, 정리=양병철 기자

후쿠시마 원전사고 10년…방사능 오염수·오염토·오염쓰레기까지?

원자력은 그 누구도 사고 없이 안전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지난 2월 13일 밤, 일본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다행히 현지 언론 등이 전해온 소식에 따르면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 같다.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수조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물이 일부 넘친 사실이 알려졌지만, 일본 원전 당국과 운영사인 도쿄전력 측은 이에 따른 방사능 누출은 없다고 밝혔다.

우리에게 들려온 이 후쿠시마 지진 뉴스가 걱정스러운 이유는 지진과 쓰나미로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던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올해로 꼭 10년이 되었습니다. 지금 후쿠시마는 어떤 상황일까요? 10년이나 지났으니 이제 안심해도 되는 걸까요? 후쿠시마의 현재 상황을 전합니다.

▲ 녹아내린 핵연료가 그대로 남아있는 후쿠시마 원전

1. 원전을 둘러싸고 있는 격납용기 내부에 사고 당시 발생한 다량의 방사능이 남아있다. 1호기는 사고 당시 폭발로 격납용기가 훼손되면서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유출되어 상대적으로 적은 약 160조 베크렐(Bq)의 방사능이 격납용기 뚜껑에서 검출되고 있다. 그러나 사고 당시 폭발하지 않았던 2,3호기는 각각 약 2경 베크렐, 3경 베크렐이 격납용기 내에서 측정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은 조의 1만 배)

2. 2,3호기 주변은 시간당 10시버트(Sv) 정도의 방사선량이 측정되는데, 이는 사람이 가까이 가면 1시간 안에 즉사하는 수준.

3. 후쿠시마 원전 1~3호기에는 사고 당시 녹아내렸던 핵연료가 그대로 남아있다.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핵연료 수거를 포함한 원전 폐로 작업을 2051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강력한 방사능 때문에 건물 내부에 접근하기 조차 쉽지 않은 상황.

▲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모습 (출처=AFP)

▲ 매일 170여톤 씩 발생하고 있는 방사능 오염수

1. 후쿠시마 원전에 남아있는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쏟아붓는 물과 주변 지하수가 더해져 매일 140~170여톤의 방사능 오염수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 방사능 오염수는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에 보관 중인데, 2020년 12월 기준 약 124만㎥(도쿄돔 약 1개분)의 오염수가 쌓였다.

2. 도쿄전력은 사고 초기 방사능 오염수를 빨리 저장하기 위해 공사 시간이 짧은 볼트형 탱크를 사용했다. 그러나 내구성이 떨어지는 탓에 오염수가 새는 사고가 이어져 현재는 내구성이 좀 더 강한 용접형 탱크에 오염수를 옮겨 담고 있다. 매일 증가하는 방사능 오염수 처리에 더해, 새로운 탱크에 오염수를 옮겨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

3. 이마저도 부지 내에 마련한 방사능 오염수 저장 공간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일본 정부는 좀 더 쉽고 싼값에 오염수를 내보내려 하고 있다. 그것이 바로 해양방류. 그러나 후쿠시마현 어민들을 중심으로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방출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 마련한 방사능 오염수 저장 탱크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일본 정부는 가장 쉽고 값싼 방법인 해양방류를 추진하고 있다. (출처=로이터)

▲ 오염수와 함께 원전 부지를 꽉 채우고 있는 방사능 오염 쓰레기

1. 후쿠시마 원전과 그 주변은 현재 방사능 오염 쓰레기가 꽉 채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사고 당시 잔해 30만9100㎥(저장 용량의 75%)가 고스란히 방치되어 있고, 작업자들이 입은 방제복 등 중저준위 폐기물도 매일 쏟아져 나와 그 양이 3만600㎥(저장 용량의 45%)나 된다. 오염수 저장 탱크 부지 등을 마련하기 위해 베어낸 방사능 오염 벌목 나무도 13만4400㎥(저장 용량의 77%)나 되지만 역시 아무 대책 없이 길가에 쌓여있다.

2. 중저준위 폐기물의 경우 2마이크로시버트(μSv)를 나타내고 있지만, 순간 시간당 25마이크로시버트(μSv)의 방사선을 내뿜는 방사성 폐기물도 있다.

3. 도쿄전력은 소각로를 증설하고 건설 폐기물은 파쇄해 폐기물의 양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모두 작업자의 피폭을 전제로 한 작업인데다 방사성 물질이 확산될 수밖에 없어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 재사용되는 방사능 오염토

1. 원전 폭발 당시 확산된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토양을 긁어내는 제염작업이 대대적으로 실시됐다. 이렇게 모아진 고농도 방사능 오염 토양은 ‘제염토’라는 이름으로 후쿠시마현 곳곳에 저장되었는데 그 양이 도쿄돔 11개에 달한다(1400만㎥).

2. 일본 정부는 엄청난 양의 이 방사능 오염토를 2045년까지 후쿠시마현 밖에 최종 처분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이를 받아주는 곳이 없기 때문에 방사능 오염수와 마찬가지로 손쉬운 해결책을 찾고 있다. 그것은 바로 방사능 오염토의 재사용. 방사능 8000Bq/kg 이하의 오염토는 도로나 제방을 쌓는 공공 공사에 이용하고, 5000Bq/kg 이하의 오염토는 농지를 조성하는 데 이용할 계획이라는 것.

3.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와 오염토 재사용이 시행되면 방사능 오염은 확산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일본 국민과 주변국들이 모두 반대해도 강행하겠다는 입장.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초조한 상태임을 반증하는 것.

▲ 방사능 오염수와 함께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 대책 없이 쌓이고 있는 방사능 폐기물 (출처=마이니치신문)

▲ 우리나라는 괜찮을까?

1.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한국은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일본 정부가 WTO에 한국을 제소했지만 2019년 최종 승소해 여전히 수입금지 조치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여전히 한국에 일본 수산물 수입규제 철폐를 요구하며 압박하고 있다.

2. 후쿠시마 대학을 비롯한 여러 대학의 연구를 통해 후쿠시마 사고 당시 방출된 오염수가 1년 만에 동해안에 도달했음이 밝혀졌다.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우리 바다 역시 어느 정도 방사능에 오염될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안에 삼중수소 외 다른 방사성 물질을 제거했고, 삼중수소 역시 몇백 배의 물로 희석해서 버리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오염수에는 여전히 유해한 방사성 핵종들이 높은 농도로 존재하고 있다.

3. 우리나라 원전은 안전할까? 우리나라에는 현재 24기의 원전이 가동 중에 있는데, 매년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우리나라 원전들에 설치된 수소 제거장치(원전사고시 수소 폭발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 피어오른 연기가 수소 폭발)에 치명적인 결함이 있음을 알고도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를 은폐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4. 경주 월성 원전 부지가 광범위하게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에 오염되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등 심각한 안전 문제들이 드러났다. 원자력은 그 누구도 사고 없이 안전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일본 역시 후쿠시마 원전사고 전까지 일본의 원전은 안전하다고 이야기해 왔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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