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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별 나눠먹기식 ‘예타면제’ 중단을”

기사승인 2019.01.18  19: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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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실련, 지자체별 1건씩 예타면제 하는 경우 최소20조·최대42조 예산소요

경실련은 18일 “문재인 정부가 광역지자체별로 한 건씩 예비타당성조사(아래 예타)면제 사업을 선정할 경우 최소 20조원·최대 42조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예비타당성 면제는 국가균형 발전을 위해서 해야 하는데 서울-수도권은 예비타당성이 쉽게 통과되지만 지역은 통과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그 부분 해소를 위해 강구한 방식이 예비타당성 면제다. 하지만 무분별하게 할 수 없기에 엄격한 기준 세워서 광역별로 한 건 정도 공공인프라 사업 우선순위를 정해서 선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선정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위원장 송재호)에서 하겠지만 대통령이 지자체별로 1건씩 선정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균형발전위원회는 대통령직속위원회인 만큼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수도권이 제외된다는 언론 보도가 있기는 했지만 정부는 정해진게 없다는 입장이며, 이르면 다음 주 면제 기준과 결과가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분별한 토건사업 추진은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혈세낭비를 부추겨 국민경제를 고달프게 한다. 예타면제 사업 중 상당부분이 민자사업으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바 비싼 요금, 운영비 지원 등 앞으로 수십년간 국가의 혈세를 낭비하고 시민들의 부담을 증가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문재인 정부는 모든 공공시설물의 민자사업 추진 허용, SOC사업 예산조기 배정 및 예비타당성 기준 완화, 삼성동 현대차 105층 착공 등 민간지원 확대중심의 경제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국가의 미래를 담보로 토건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진정 필요한 사업이라면 최소한의 타당성을 확보한 후 예비타당성조사를 충실히 실시해야 한다. 국가사업 특성상 규모가 수천·수조원에 달하며, 한번 시작하면 잘못된 사업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고 해도 되돌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미 건설부문 예타는 경제성 35-50%, 정책성 25-40%, 지역균형발전 25-35%를 가중치로 적용해 타당성을 판단한다. 무조건 경제성만으로 타당성을 결정하지 않는다. 이를 무시하고 정부가 선심 쓰듯 지자체별로 예타면제 사업을 나눠주는 것은 자신들이 적폐로 비판해온 이명박 정부를 답습하는 꼴로 즉시 중단해야 한다.

적폐로 비판해온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답습하는 꼴, 예타면제 중단해야

지자체가 최종적으로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제출한 예타면제 사업은 각 2건씩(서울 1건) 총 33건, 총사업비 61조2,518억원(동부간선도로확장사업 미포함)이다. 최초 70조원에서 지자체별 2건으로 조정된 이후 3건을 제출했던 지자체가 한건씩을 철회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대로라면 각 지자체별 1건씩 16건 내외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체별 나눠먹기식 선정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 타당성이 없어도 대형 SOC사업을 추진할 수 있으니 각 지자체는 당연히 자신들의 지역이 선정되길 바랄 것이기 때문에 몇몇 곳만 예타면제 사업으로 지정할 경우 그 반발을 감당할 수 없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수도권은 예타면제에서 제외될 것 같은 뉘양스로 발언한 것만으로도 수도권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결국 절반이 선정된다고 가정할 경우 최소 20조·최대 42조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각 지자체가 제출한 면제 요청 사업 중 사업비가 낮은 사업의 합과 높은 사업의 합으로 추정한 결과이다. 현 여당인 민주당이 야당시절 토건사업과 환경파괴로 비판했던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의 최대 2배까지 예산이 소요됨에도 여당은 어떠한 입장도 취하지 않고 있다.

현 예타제도는 자신들이 계승한다던 김대중 정부가 도입한 제도임에도 말이다. 애초 무분별한 개발을 원하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야당들도 이번 건에 대해서는 모두 침묵하고 있다.

사업실패, 예산낭비, 국민 부담 증가 등 피해로 인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예타면제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균형발전이지만 사실상 경기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토건사업을 추진하기 위함이다. 그간 예타를 통과한 사업조차 막대한 적자를 유발하고 있음을 보았을 때 예타가 통과되지 않은 사업이 어떠할 지는 충분히 예상된다.

더군다나 민자로 진행할 경우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에 민간사업자를 유치하기 위해 고요금, 재정지원 증가 등 특혜책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한 수십년간의 피해는 모두 정책결정권자가 아니라 전 국민이 나누어지어야 한다. 정권은 몇 년의 임기만 채우면 되지만 국가와 국민들의 삶은 계속된다. 이명박 대통령도 4대강 사업 추진을 위해 재해예방과 내수활성화, 지역균형발전을 내세웠다.

토건사업 남발로 경기가 살아나고 서민들과 청년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는가? 4대강에서 보앗듯 무분별한 토건사업 추진은 결코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혈세낭비를 부추겨 국민경제를 고달프게 했다.

마지막으로 경실련은 “지자체별 ‘예타 면제’ 나눠먹기 사업을 추진 중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거대한 담합을 즉시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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