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사회, 개헌 과정에 국민참여 보장 촉구
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준), “국민이 주도하는 헌법개정 보장하라”
개헌 논의가 국회 개헌특위를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진행하겠다고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고 그 뒤에도 여러 차례 약속했다. 그러나 여전히 국민들은 개헌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어떤 과정을 통해 개헌 논의가 진행되고 그 과정에 어떻게 참여할지 알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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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경실련) |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만들어진 현재의 헌법은 국민들의 실질적 참여가 아닌 일부 정치인들의 밀실 협상으로 만들어졌다. 이제 국민주권시대에 걸맞게 나라의 기초를 다시 만드는 헌법 개정에는 국민들의 참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국회 개헌특위는 ‘국민과 함께하는 개헌’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국민참여를 보장하고 있지 않다. 안타깝게도 국민참여를 요식행위로 전락시키고 있다. 심지어 자신들이 구성한 개헌특위 자문위원회마저 들러리 기구로 여기고 있다.
이런 국회의 일방적 독주에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모여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두 차례의 간담회와 내부 논의를 거쳐 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준)를 만들어 국회의 독주를 견제하기로 힘을 모았다.
한편 국민이 주도하는 개헌이 될 수 있도록 아래 다섯 가지로 개헌의 전제와 방향을 정리했다.
첫째, 국민이 주도하는 국민참여형 개헌이어야 한다.국회의원과 몇몇 전문가들의 폐쇄적 토론과 타협의 산물이 아닌 국민이 논의 과정과 결과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개헌이어야 개헌은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국민 스스로 헌법의 의미와 헌법적 권리에 대해 토론하고 그 결과가 반영되는 개헌이어야 한다.
또한 대한민국 수립 이후의 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을 비롯하여 특히 촛불시민혁명의 정신을 계승하고 반영하는 개헌이어야 한다.
둘째, 국민 주권과 기본인권 및 성평등을 강화하는 개헌이어야 한다. 이번 개헌은 주권자로서 갖는 국민의 권리를 확대하라는 요구와 시대 변화를 체계적으로 반영하는 개헌이어야 한다. 또한 국민 주권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의 인권을 강화하고 구체화하여 조문화하는 개헌이 돼야 한다.
사회양극화, 고령화, 생태적 위기 등 대두되는 사회적·지구적 위기를 해결하는 개헌이 되어야 한다. 특히 권력구조의 재구성에 머무르지 않고 이에 대한 민주적 통제수단을 확고히 하는 개헌이어야 할 것이다.
셋째, 자치와 분권에 입각한 개헌이어야 한다. 이번 개헌은 모든 민주주의와 주권 실현의 바탕인 자치를 보장하고 확대하는 개헌이 되어야 한다. 권력의 중앙집권화와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는 보충성의 원리를 실현하는 분권자치개헌이 이뤄져야 한다. 권력의 지역분산 뿐만 아니라 그 주인인 주민의 자치권을 강화하고 실질화하는 개헌이 되어야 한다.
넷째, 국민주권의 확대로서 직접민주주의를 제도화하는 개헌이어야 한다. 촛불시민혁명의 가장 강력한 요구이자 체험이었던 직접민주주의를 제도화하는 개헌이 되어야 한다. 국민발안과 소환제를 비롯하여 헌법안 국민발의와 같이 헌정질서의 변화를 가능케할 직접민주적 수단을 도입하는 개헌이 되어야 한다.
다섯째, 정치개혁이 전제되는 개헌이어야 한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지 않으면 국회에서의 개헌논의도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국민의 뜻을 반영하고 수렴하는 개헌은 대의기구인 국회와 정치의 개혁이 전제되어야 가능하다.
여전히 개헌이 정치개혁을 회피하는 국회의원과 정당의 기득권 분점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시민들의 우려가 있다. 국회, 정당, 국회의원들은 정치 특히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도록 선거제도의 개혁 등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오늘부터 국회 개헌특위는 전국순회토론회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 함께 참여해야 할 시민사회단체들은 전국순회토론회에 참여하지 못했다. 국회 개헌특위가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TV토론회와 전국순회토론회만으로는 개헌 논의 과정에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참여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토론회 과정에서 모인 국민들의 의견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개헌 과정의 국민 참여를 개헌안 발의를 진행하기 위한 요식행위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국회가 일방적으로 설정한 일정에 따라 각계각층의 민의가 배제된 채 개헌이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개헌은 주권자인 국민의 동의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우리는 국회 개헌특위(이주영 위원장)를 비롯한 국회(정세균 국회의장), 개헌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원내정당에게 분명하게 요구한다.
첫째, 앞으로의 개헌 논의는 앞서 제시한 개헌의 5대 전제와 방향에 입각하여 이뤄져야 한다. 개헌의 절차의 과정이 ‘국민이 주도하는 국민참여형 개헌’이어야 하며, ‘정치개혁이 전제되는 개헌’이어야 한다.
또한 개헌의 내용과 방향으로 ‘주권과 기본인권 및 성평등을 강화하는 개헌’, ‘자치와 분권에 입각한 개헌’, ‘직접민주주의를 제도화하는 개헌’이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정치개혁에 기반한 국민참여형 개헌 절차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제까지의 국회의 정치개혁과 헌법개정 논의와 국민참여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확대해야 한다. 국회 개헌특위의 전국순회간담회, 개헌발언대, 보류된 5000명 만민공동회 등 비현실적이고 요식적인 시민참여방안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
이와 함께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 실질화가 필요하다. 우선 자문위원회가 개헌 특위에 보고한 자문보고서는 국민들에게 당장 공개되어야 한다.
셋째, 정치개혁 특위와 개헌 특위에 각각 국민참여방안를 재검토하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시민사회와 국민참여 방안에 대한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 그 첫 단추로 정치개혁 및 헌법개정 국민참여방안에 관한 공청회를 개최할 것을 요청한다.
정치개혁과 개헌을 위한 국회의 개방도 추진되어야 한다. 국회 내부에 시민발언대 수준이 아니라 국회를 열어 주권자의 개헌 논의 과정에 실질적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정치개혁과 헌법개정을 위한 주권(시민)광장 설치가 필요하다.
개헌은 단순히 헌법의 일부를 정치적 협상으로 고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한국 사회와 국가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지 함께 결정하는 토론과 민주주의의 장이 되어야 한다. ‘국민과 함께하는 개헌’이 되기 위해서는 국회가 일방적으로 개헌 논의를 진행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준)은 개헌 과정에 실질적인 국민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활동을 시작하고자 한다.
첫째, 국민들과 함께 헌법권리 찾기 민회와 주권자 모임을 시작할 것이다. 헌법이 왜 중요한지, 개헌 과정에 시민이 참여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각계각층의 시민과 공유하고 함께 학습하고 토론할 것이다.
둘째, 정치개혁과 헌법개정을 위한 주권광장을 열 것이다. 국회에서 논의될 정치개혁, 헌법개정, 기타 개혁입법의 과정에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는 통로를 만들 것이다.
셋째, 국민주도 헌법 개정을 위한 다양한 공동행동을 조직할 것이다. 부문과 지역 그리고 전국적인 힘을 모아 다양한 규모로 새로운 헌법을 토론하는 공론장을 열 것이다. 또한 국회의 헌법개정 논의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시민사회와 국민들의 의견이 반영되도록 할 것이다.
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준)는 “지난 겨울 촛불을 들고 불의한 권력을 몰아냈던 대한민국의 주권자들께 요청드린다.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헌법개정 논의와 절차를 국민이 주도할 수 있도록 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준)에 함께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특히 이 단체는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나라’, ‘국민주권 시대’를 고민하는 모든 단체와 국민들의 참여를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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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준) 기자회견 ● 일시 장소 : 2017년 8월 29일 오전 11시 /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211호 ● 주최 : 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준) ● 참가자 ● 순서 |
양병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