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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이즈백’ 고집, 자원순환 동맹 깨뜨린 하이트진로

기사승인 2020.09.04  16:5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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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연합, 이형병 수수료 증가…소비자 비용으로 전가 우려

“하이트진로가 이형병에 담긴 ‘진로이즈백’ 판매를 고집하면서 끝내 ‘소주병 공용화 자발적 협약’이라는 사회적 약속을 파기했다. 10년 넘게 지속되어 온 소주 공용병 시스템을 붕괴시킨 것이다. 특히 하이트진로(주)는 주류업계 1위 기업으로 자원의 효율적 재이용과 자원순환에 앞장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합의를 깨뜨리고 정책을 후퇴시켰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오는 9월 6일 ‘제12회 자원순환(Recycle Day)의 날’을 맞아 4일 이같이 밝혔다.

‘소주병 공용화 자발적 협약’은 환경 보호와 비용 절감을 위해 소주병 재사용율을 높이고자 지난 2009년 소주 제조사들이 환경부와 함께 자발적으로 맺은 협약이다. 이를 통해 360mL 초록색 소주병이 공용병, 즉 표준용기로 지정됐다. 그러나 이 협약은 2019년 4월 하이트진로가 초록색 공용병이 아닌 흰색 투명병에 담긴 ‘진로이즈백’을 출시하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진로이즈백’이 나날이 인기를 얻고, 수억 병이 팔리면서 타 제조사들과의 갈등을 빚었지만, 결국 지난달 소주업체 10개사는 표준형 소주 공용병 사용에 합의하지 못한 채 각자의 용기를 1대1 맞교환하기로 했다.

이번 1:1 맞교환 합의는 공용병 사용 협약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이형병의 생산을 부추기는 합의이다. 공용병 재사용은 신규병 생산 비용 절감과 수거회수, 분류 등의 물류비용 절감으로 기업의 경쟁적 편익은 물론 국가 발전에도 기여해왔다. 그러나 다양한 이형병이 출시되면 이를 회수하고 선별하는 데 드는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 7월 22일 환경부와 한국자원순환자원유통센터는 연구결과에 따라 ‘이형병을 사용하는 업체가 맞교환 없이 이형병을 매입할 시, 1병당 수수료를 2원으로 한다’로 발표했다. 이는 협약 파기전의 1병당 10.5원인 수수료에 비해 약 39%가 상승되는 금액이다.

실제 하이트진로의 경우 2019년 4월 28일 진로이즈백 출시 이후인 5월 24일에 또 다른 주력 제품인 참이슬의 출고가격을 인상(6.45%)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는 당시 “소주값 인상에 대해 주요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포장재료비·물류비 증가 때문에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지만, 신제품 유통에 따른 비용을 소비자한테 전가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중심으로 ‘진로이즈백’ 불매 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그러나 하이트진로는 소비자의 공분을 사고 있는 현 상황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한 채 무시,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오히려 언론을 통해 관계자의 입을 빌려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자율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히는가 하면, 이형병이어도 재사용률이 높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발언을 하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2007년 하이트진로 내 회수율이 99%에 이르는데 반해, 언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진로이즈백’의 평균 회수율은 90%로 이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진로이즈백’을 시작으로 이후 더 많은 이형병이 유통되면 전체 소주병의 회수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환경 피해와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환경운동연합은 “오는 9월 6일은 자원순환의 날이다. 전 세계는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와 환경을 지키기 위한 기업의 책임이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다. 자사만의 이익을 위해 사회적 합의를 깨뜨린 ‘하이트진로’는 자원순환 위기를 심화시킨 책임이 막중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경운동연합은 “하이트진로(주)는 사회적 합의를 지켜, 자사 주류제품을 모두 표준 규격의 공용병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로이즈백’이란 소주 브랜드인 진로와 is back이 합쳐서 진로소주가 다시 돌아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양병철 기자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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