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료시기 놓친 환자, 고통 심해·가족들 눈물로 호소
부산의 한 사립대학교 병원에서 ‘폐암4기’를 ‘결핵’이라고 오진해 환자가 치료시기를 놓쳐 사경을 헤매고 있다. 가족들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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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한 사립대 병원이 ‘폐암4기’를 ‘결핵’이라고 오진하는 바람에 환자가 치료시기를 놓쳐 버려 사경을 헤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병원 측을 향한 가족들의 강력한 억울함 호소는 물론이고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
“기침이 심해 동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도 차도가 없어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해서 대학병원에 가 진료를 받았습니다. 담당의사(A교수·호흡기내과)가 몇가지 검사결과를 보고, 결핵이니 약을 복용하면 나을 것이라고 얘기해 약을 계속 복용했지만, 차도는커녕 더욱 기침이 심하고 허리통증 및 입안의 치아통증이 너무 심해 아프다고 지속적으로 말했습니다.”
“그러면 다른 병일수도 있다고 한번쯤은 의심을 해 봤으면, 또 환자의 말을 귀담아 경청했었다면, 이렇게 억울하지는 않았을 텐데 몇번을 물어봐도 그래도 ‘결핵’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약 3개월 동안 환자의 상태는 더 나빠지고 차도는 없고, 독한 결핵약을 계속 복용해 고통만 심해 담당의사에게 강하게 호소했더니, 그때서야 검사를 더해본 결과(CT/기관지내시경), 그것도 지난 추석 앞날에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를 가족들과 환자 본인에게 폐암1기도 아닌 폐암4기라고 직접 말했다는 것이다.
특히 같은 병원 B의사도 환자 엑스레이 사진 판독을 잘못했다는 것이 가족들의 주장이다. 또 같은 병원 방사능종양학과 C의사도 마찬가지로 허리통증으로 찍은 사진을 ‘암’이 아니라고 가족에게 말해 더욱 분노를 사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큰 상급 병원에서 세 의사가 똑같이 실수를 할 수 있을까. 이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며, 그래서 더더욱 기가 막히고 억울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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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는 너무 고통이 심해 병들어가고 있다. 특히 환자는 38세 아기(18개월) 엄마이기도 하다. 일반 보건소에서도 엑스레이 사진 판독을 잘해내는 데 후진국병인 ‘결핵’을 큰 대학병원에서 정확히 판독을 못해 3개월 정도 시간을 허비, 치료시기를 놓쳤다는 것이 가족들 주장이다.
가족들은 “그러면 왜 지금까지 결핵이라고 말했는지, 그렇다면 결핵균이 나왔는지 의사에게 질문하니, 결핵균이 나오지 않아도 그런 결핵이 있다고만 이야기 했다는 것이다. 이런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환자가 아무런 잘못도 없이 무지한건지, 의사가 무지한건지”라고 반문했다.
이어 “억울하고 또 억울할 뿐이다. 의사의 오진으로 그 가족들이 받는 고통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 것이며, 환자는 앞으로 받아야 할 고통을 어떻게 감내해야 할지 막막하다. 아기 엄마는 오늘도 처절한 몸부림으로 약으로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버티며 지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대학병원과 의사를 상대로 싸우는 것은 우리로선 너무 힘이 부족하다. 치료시기도, 수술시기도 놓치게 만든 의사는 뻔히 있는데도, 누가 봐도 오진인데 이럴 때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답답한 건 환자이고 가족들이다. 명백한 의사의 잘못으로 억울하게 죽어도 의사는 오늘도 누군가에게 또 오진으로 환자를 진료해 피해자들이 생길까봐 두렵고 무섭다”고 개탄했다.
특히 “부산이 전국적으로 암 사망률이 제일 높다는 통계가 있다. 부산은 제2의 도시이지만, 의료 수준이 전국에서 최하위라는 게 부끄러울 따름이다. 부산에도 환자들이 의사의 진료를 서울처럼 신뢰하고 성숙된 병원이었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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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병원 측에서 ‘결핵’으로 판독한 결과를 국가기관에 결핵환자로 등록했다고 이야기해 더더욱 기가 막힐 뿐이며, 어떻게 이럴 수 있냐고 가족들은 병원 측을 원망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기자는 병원측 입장을 듣기위해 담당의사(A교수)실로 두 차례에 걸쳐 전화를 했다. 담당자는 “이 건에 대해서는 병원 홍보실로 문의해야 한다”고 단호히 말해, 김모 홍보팀장과 통화가 이뤄졌다.
김 홍보팀장은 “모 신문사에서도 취재가 왔다. 암이 의심되는 검사를 다했다고 기자에게 설명하니 취재를 중단하고 돌아갔다”며 “이메일로 입장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기자는 이메일이 들어오지 않아, 15일 김 팀장에게 다시 전화해 병원 측 입장을 물으니 “안타깝다”며 "이 말 밖에 병원 측에서는 할 말이 없다. 병원 측 공식입장"이라고 밝혔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