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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신춘이 무럭무럭 피어나며 솟는 것 같다
나의 집과는 거리가 좀 있는 부전역에 이재명 후보가 온다는 유튜브 뉴스를 보고 기사 쓸 일이 밀렸지만 제쳐두고 향했다. 어제와는 달리 쌀쌀한 날씨인데도 역 광장을 가득 메운 인파.
노년층도 보이고 이삼십 대의 고운 새댁들도 보인다. 날씨 탓으로 툭툭한 옷차림이었지만 화기가 넘치는 빛들.
마침 내가 갔을 때 이 후보의 연설이 시작되고 있었다. 국민을 상전으로 여기는 머슴 중 머슴이 되겠다는 말에 그 많은 인파가 한목소리가 되어 이재명, 연호이다. 그런 인파 속을 헤집고 들어가 나도 이재명, 하며 고함을 낸다.
할 일이 산더미 같고 풀어야 할 과제들이 밀려 있는데, 누구는 이 정부 보복할 일만 꾸민다는데 지금 그런 일이나 하는 한가한 때인가 하고 인파에게 묻는다. 인파들은 한목소리로 아니라고 한다. 나 옆의 오십 대 빵모자는 그 사람 이상한 사람이라고 한다. 이러면서 낡고 진부한 정치는 사라져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박수이다.
저 이재명이 당선되면 박정희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어떻고, 김대중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어떻냐. 능력 있고 실력 있으면 중용하겠다고 하자 다시 군중은 이재명, 연호이다. 이때는 나 역시 가슴에서 뜨거움이 올라와 마냥 큰소리로 이재명하고 외친다.
그 인파에서는 하나다. 이재명을 향한 지지와 무한 신뢰였다. 칠순·팔순의 노인이 이재명이라며 외치고, 내 앞의 오십 대 아줌마 몇은 이재명과 호흡을 같이 하며, 그저 돋보이게 이재명을 연호한다. 이런 분위기에 빠져 나 역시 이재명 외침이 클 따름이다. 흐뭇하다. 여기 부산에 이런 열렬 지지자가 있음에 그저 내 기분이 환해진다.
이 인파들을 이래저래 둘러보았지만 동원된 이들이 없다. 어디든 자발적으로 나왔으며, 이재명을 보는 것으로 기독 신자가 메시아를 보는 것 같이 그 환한 모습들이다.
나는 그 인파 속에서 그 인파의 의지에 따라 유세차 단상의 이재명을 바라보며, 내내 박수이고 네, 하며 목소리를 내고 아니오, 하며 목청을 높인다. 이러다 이재명 세 번을 연호한다.
이렇게 유세가 끝날 때까지 이재명을 외쳤더니 정말이지 속의 체증들이 내려가는 게 후련하다. 또한, 희망의 신춘이 무럭무럭 피어나며 솟는 것 같다.
이날 추운데 유세장에 모인 많은 인파들은 ‘우리 이재명 후보 파이팅’이라며 크게 외쳤다.
양병철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