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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하고 못 배우면 자유가 왜 필요?

기사승인 2021.12.23  16: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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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망언' 단상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역대급 망언이 또 다시 선거 정국을 강타하고 있다. 가난하고 못 배우면 자유가 왜 필요한지 모른다는 식의 발언에 의혹을 사고 있다. 그간 윤 후보가 보여준 1일 1망언과 차원이 다른 역대급 논란이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최근 윤 후보가 정치인으로서 학습 능력이 매우 높다는 긍정 보도를 여러 번 접했던 터라 설마 망언이 재연되는 일은 없겠지 하는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로 끝났다. 윤 후보의 망언 습관이 개선되었기를 바란 마음은 필자뿐 아닐 것이다. 윤 후보를 지지했던 전국의 수 많은 유권자들의 탄식 소리가 들린다. 가난한 이들의 통곡 소리는 더 아프게 들린다.

이번에도 윤 후보의 망언은 이전의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강한 어조의 망언을 먼저 터트리고 논란이 생기면 뒤에 극구 해명하며 논란을 키우는 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윤 후보는 경선 시절부터 망언이 터질 때마다 보여왔던 이 패턴이 다시 그대로 연출됐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망언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면 ‘진의가 왜곡됐다’는 변함없는 항변에 국민적 피로감을 높이고 있다.

윤 후보는 22일 전북 전주시의 전북대 타운홀미팅에서 학생들에게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에 대한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는 발언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가난하고 못 배우면 자유로운 인간이 될 수 없다는 말로 들리는 표현이라 문제가 심각하다. 윤 후보의 자유관이나 가난한 사람에 대한 인식에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가난하고 못 배웠다고 자유가 뭔지를 모른다는 말은 결코 동의할 수 없다. 또 사회적으로도 용납해서는 절대 안 될 말이다. 그런 까닭에 윤석열 후보의 빈곤에 대한 철학, 빈곤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이 부지불식간에 나온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가난한 사람은 사람도 아니냐며 윤 후보의 속내는 도대체 무엇인지 분노스럽고 두렵다는 시각도 있다.

실은 필자 역시 윤 후보의 망언에 대통령이 되려는 지도자 입에서 나온 말이라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다. 필자도 어린 시절 가난한 집에서 자랐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그렇듯 애국지사를 부친으로 둔 필자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또래들이 다니는 제 시기에 학교를 못 다녔다. 그렇다고 가난하고 못 배운 그 시절 자유가 뭔지 모르지 않았다. 오히려 가난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더 자유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찍 알았다. 누구에게 기대지 않으려는 독립적인 자세와 자유로운 환경과 자유로운 정신 덕분에, 후일 늦은 나이에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을 마쳤다.

대학교수로 20여 년을 재직하며 언론의 자유를 가르쳤고 오늘까지 자유롭게 기고 활동을 하고 있다. 가난의 역사는 비단 필자뿐 아닐 것이다. 우리 국민이 잘살게 된 것은 그리 오래 된 일이 아니라는 사실쯤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랬던 우리가 ‘가난하고 못 배웠다고 자유 운운’하는 대통령 후보를 상대로 선거에 임해야 한다는 현실이 서글프다 못해 통탄스럽다.

오죽하면 자당의 홍준표 의원이 이끄는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후보라는 사람이 가난한 사람은 자유의 가치와 필요성을 모른다는 망언을 한다”는 지적에 홍의원이 같은 당임에도 “나도 모르겠다 이젠”이라고 했겠는가? 대통령이 되려고 하는 지도자로서 해서는 절대 안 될 말이 있는 것이다.

이번 망발은 단순 실언이나 망언으로 치부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문제다. 왜냐하면 무엇보다 가난한 사람에 대한 인식에 본질적인 의구심을 받는 분이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 상상만으로도 버겁다. 그간의‘주 120시간 노동’,‘전두환 찬양 구설,’‘가난한 사람은 불량식품이라도 먹게 해줘야’ 등 망언과는 차원이 다르다. 홍준표 의원 말대로 ‘모르겠다’는 말처럼 답이 없는 문제에 부딪힌 형국이다.

세삼 지난 14일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위원회’의 라이브 방송에 나온 2030 청년들은 윤 후보에게 한 제언이 떠오른다. 오죽하면 윤 후보에게 “뭘 얘기해 놓고, ‘네가 잘못 들은 것’, ‘기자들이 잘못 옮긴 것’이라는 얘기를 하지 말라”라고 했을까?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의 상임선대위원장직 사퇴로 격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와중에 설상가상 윤석열 대선후보의 국민적 망발 논란이라는 이중고를 과연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정순 전 간행물윤리위원장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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