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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 가을이야

기사승인 2021.09.25  18:2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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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계절 가을, 좋은 일만 가득하길

간밤 가을 세우비가 내렸다. 그런 영향인지 절기가 그러해 인지 아침 공원으로 나왔더니 공원 숲은 울긋불긋한 가을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단풍의 물결이 서서히 드리워지고 있었다. 그 고운 단풍 빛깔이 수놓아진 공원의 전경이 환희 가득하게 한다.

이런 가을날 어제 저녁 전통시장 중국집으로 갔다. 자장면에 호박을 갈아 만들어 어느 중국집 자장보다 맛이 일품이라서 거기가 간짜장을 먹은 거였다. 늦은 시간이고 퇴근 무렵이라서 그런지 손님이 없고 예순 중반쯤의 고운 여주인과 주방에서 일하는 삼십대의 젊은이가 티브이 뉴스를 보며 한마디씩 한다.

그 중국집에 켜져 있는 티브이에서는 이재명의 대장동 개발 의혹이며, 윤석열의 홍준표와 티브이 토론을 두고 이러쿵 저러쿵 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재명이 대장동 사건에서 해묵어도 너무 해묵었습니다. 5천억을 저려 꿀꺽할 수 있습니꺼. 저래 해 처먹고 국정조사 못하겠다고 오리발 내밀마 되는 김니꺼.”

주방의 젊은이가 이렇게 세게 나와 나는 자장면을 먹다 말고 그쪽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거거는 니가 잘못 알고 있다. 이재명 지사가 민간개발로 업자들한테 돈이 다 가는 거를 공영개발해 성남시에 돈이 다 가게 한 기다. 이거는 박수치야 되고 큰 상을 줘도 뭣한데 저 국민의힘 당 넘들 하는 꼬라지 보마 간에 천불이 난다.”

아, 우리 아짐 주방의 젊은이를 향해 이렇게 내쏜다. 이러자 그 주방 젊은이는 머쓱한 듯이 꼬리를 내리고 윤석열이보다 홍준표가 낫단다. 토론하는 걸 보니 동장감도 안 되더란다. 그래서 그 주방 젊은이는 홍준표를 찍는단다.

이러자 그 여주인,

“사람이라 카마 의리가 있어야지 저 윤석열이 이명박이 박근혜 말키 다 잡아넣은 기라. 그래 놓고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임명하이께 문 대통령 목에 칼을 겨눈 기라. 저래 배신 때리는 넘이 뭔 대통이란 말이고.”

그 젊은 주방장은 그 말 맞단다. 하루를 살아도 사람은 의리로 살아야 한단다.

그때 나도 끼어들어 우리 아짐 최고다, 이랬더니 그 아짐, 나더러 윤석열이 닮았단다. 이 말에 나는 손을 저으며 내가 그 사람을 닮다니 말도 안 된다고 하자, 그 아짐, 이재명이 닮았단다. 생김이 흡사하단다. 이 말에 싱긋 웃고 말았다.

가을이다. 파란 하늘을 보니 가슴 설레는 가을이다. 가을엔 뭘 해도 좋다. 걷기도 좋고 등산도 좋고 무슨 운동이든 다 좋다. 책 읽기도 좋고 여행하기도 좋다. 먹거리도 풍성하니 인심도 좋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닌가 싶다.

가을은 봄 같은 설렘도 있지만 선명하고 의젓한 숭고함도 있다. 그건 아마도 치열한 여름을 뚫고 나온 강렬한 생명력의 원숙함이 아닐까 싶다. 힘내자 가을이다. 아름다운 계절 가을, 좋은 일만 가득하길 기도해 본다.

양병철 편집국장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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