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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을 버릴까, 홍익인간을 버릴까?

기사승인 2021.05.02  14:5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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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쓸모도 실체도 없으니 겨레 줏대를 버리자는 ‘국회의원’의 실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 동이겨레의 뜻이자 줏대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이다. 겨레의 뜻을 버리자고 한다. 대한민국 국회에서 일어난 일이다. 최근 국회의원들이 교육이념에서 ‘홍익인간’을 지우자는 법안을 냈다.

문득 나라의 할아버지, 단군 동상의 목을 치는 사건들이 생각났다. 사악한 마귀였나? 아니면 왜(倭)의 도적이었을까? 나라의 줏대를 없애겠다는 그 생각은 어떤 뜻인지.

▲ 활(弓 궁)의 원리가 시적(詩的) 이미지로 우리의 줏대 ’홍익인간‘을 빚었다. 우리의 활 무예(武藝)는 산천초목이, 왜적 등 침략자들도 벌벌 떨 정도였다. 사진은 무형문화재 김기 제작 화살(위)과 호미(虎尾 호랑이꼬리) 글자 새겨진 고종황제의 각궁(角弓 뿔활).

홍익인간은 사람은 곧 하늘, 우리 근대사 동학의 인내천(人乃天) 사상과 맥(脈)을 같이 하는 단군과 동이겨레의 깃발이다. 우리의 얼굴인 것이다. 그 본디는 인류를 향한 사랑이다.

겨레가 하늘 열고 나라 경영하는 뜻이 혐오(嫌惡) 차별(差別) 자만(自滿)에 있지 않다는 것을 또렷이 새긴 아름답고 거대한 헌장(憲章)이다.

시민들의 반대가 거셌다. 심상치 않은 역풍에 일었다. 그 국회의원들은 이내 제 뜻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공식적인 법안 발의와 철회(撤回)의 문안을 거푸 읽어도, 내세운 까닭(명분)도 속셈도 짐작하기 어려웠다. ‘홍익인간’ 문구를 없애자는 교육기본법 일부 개정 법률안 얘기다.

떳떳하지 않다고 본다. 혹 필자의 무지(無知) 때문이라면 반박(反駁)의 가르침 주기 바란다.

법률안을 발의한 의원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민형배 김민철 문진석 변재일 소병훈 신정훈 안규백 양경숙 양기대 이정문 황운하 김철민 등 12명이다.

“... 교육이념으로 홍익인간을 규정하고 있다. 육성해야 할 자질로는 인격도야, 자주적 생활능력, 민주... 목적은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 실현을... 지나치게 추상적이다. 교육지표로 작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법률에서 ‘홍익인간’ 단어를 빼자는 것이었다. 역시 ‘홍익인간’이 문제였구나 싶다.

‘우리’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이들이 제 소견만을 바탕으로 펼치는 애국 논의는 짜잔하기 십상이다. 허나 이번은 그것만은 아닌 듯해 비겁하다 느꼈다. 그 소견이 타인의 신앙이나 생각을 부정하는, 이기적인 것일 때 더 심각하다. 국회의원이 공인(公人)인 이유를 생각한다.

기우(杞憂)이기 바라지만, 단군상의 목을 친 이들의 마음에 비견(比肩)되는 행태는 아닌지. 언젠가 홍익인간의 뜻을 이렇게 적었다. 필자의 옛 글, 결구(結句)삼아 인용한다.

“... 겨레마다 뜻 가지고 살 듯, 우리 겨레 생긴 뜻이다. 호연(浩然)한 그 뜻 품어야 (우리는) 비로소 인류에 이바지할 겨레다. 긴 역사 속에서 어쩌다 잠시 쩨쩨하게 살 수 밖에 없었다면, 그걸 후손들에게 물려주지는 말아야 한다.

이는 또 이기심을 극복하자는 다짐이다. ‘나’(겨레)를 넘어 인류 모두를 도우라는 하늘의 계시다. 까마득한 고대, 이 놀라운 정신적인 맥(脈)은 ‘당신’이 있어서 오늘의 실존이다...

... 고려 때 삼국유사와 제왕운기에 실린 우리 역사의 단군신화가 보듬은 그 뜻 ‘홍익인간’은 위대하다. 다만 ‘인간을 돕는다.’는 그 크기를 우리 후손들이 이제껏 낙낙히 가늠하지 못했던 것이다...”

개벽의 새 시대, ‘나’를 다시 보라. 이제 우리가, 당신이 인류 향해 푸른 깃발 들자.

▲ 단원 김홍도의 활쏘기 그림.

토/막/새/김

夷가 오랑캐? 고대 중국의 정치적 왜곡

홍익의 넓을 홍(弘)과 동이의 큰 활 이(夷)를 주목할 일이다. 두 단어에 활 궁(弓)이 있다. 한자는 원래 그림이다. 활은 평소에는 낙낙하게 제 몸을 굽히고 있다가 침략자를 무찔러야 할 때 탄성(彈性)과 복원력이 팽팽하게 긴장한다.

김한민 감독 영화 ‘최종병기 활’(2011년)은 우리 겨레가 활과 얼마나 가까운 존재였는지를 강하게 보여준다. 왜(倭)도 청(淸)도 우리의 활에 벌벌 떨었다. 양궁의 세계 재패와도 어찌 연관 없으랴.

弘은 원래 활과 시위를 떠나는 화살 그림이다. 그 화살, 멀리 어디까지 갈까? 이 장면이 ‘넓다’는 뜻으로 번져 역사와 신화로 전승된 것이니, 활의 원리가 시적(詩的) 이미지를 빚었다 하겠다.

大와 弓의 합체가 夷다. ‘오랑캐’란 풀이는 고대 중국에 의한 정치적인 왜곡이다. 버거운 상대, 무서운 겨레여서 경계하는 이름 붙였으리라. 옛날의 동북공정이라고나 할까? ‘큰 활 이(夷)’로 바꿔 쓰는 게 맞다.

동북(東北) 방향 가리키는 인방(寅方)은 태평양 한바다에서 현재 우리 겨레가 자리 잡은 위치다. 범을 상징하는 寅은 원래 화살이 과녁에 적중하는 그림이다. 이렇게도 활은 우리와 이어져 있다.

강상헌 논설주간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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