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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쌈꾼 백기완 선생님의 평안과 안식을 기원합니다

기사승인 2021.02.15  17: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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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환경연합, 정리=양병철 기자

1950년대 청년 백기완 선생님은 세 가지 운동을 하셨지요. 농민운동, 빈민운동, 그리고 나무심기운동 말입니다. 1956년 서울 중동고에서, “조상의 촉루가 묻힌 모래언덕에 생명을 심자”며 자진학생녹화대를 조직했던 당신은, 환경운동에도 시대를 앞서간 통찰을 보여주셨습니다.

▲ 제공=채원희(2017)

“환경이 왜 파괴되느냐. 그것은 이윤 생산의 모순 때문이다.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자본주의 체제 자체가 환경을 파괴하고 환경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사회주의 체제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환경문제는 생산성의 고도화 때문에 발생한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체제 경쟁을 하게 되고, 서로 생산성을 높이려는 싸움을 벌이게 된다. 바로 그것이 환경 파괴의 요인이다.”

1987년 대선에서 민중대통령후보로 나선 당신은, 정치적 소수파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했습니다. 민주세력 대연대 실패의 책임을 안고, 사퇴하셨지요. 투표 이틀을 앞두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은 ‘불쌈꾼’이라는 평탄하지 않은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셨습니다.

▲ 제공=채원희(2017)

서슬퍼런 긴급조치 1호도, 독재정권의 혹독한 탄압도, 법원과 검찰‧경찰에서 보내온 수두룩한 통지서들도 그의 정신을 굴복시킬 수 없었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부터, ‘새내기와 동아리’ 같은 말을 대중화한, 우리말 살리기 운동까지. 우리사회 곳곳에는 당신께서 남기신 궤적들이 선명합니다.

또한 쌍용차 대량해고 사건, 부산 영도 희망버스, 중대재해기업 처벌법 같은 노동현안부터, 밀양 송전탑과 세월호의 아픔에도, 촛불이 온 세상을 밝히기까지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도, 당신은 언제나 현장을 지키셨습니다. 묵묵히 약자들 곁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셨습니다.

▲ 제공=통일문제연구소(2021)

“마냥 쓰러질 것 같아도 눈을 똑바로 뜨고, 곧장 앞으로 앞으로.”

환경운동연합도 당신의 뜻을 이어받아, 시대적 과제들을 풀어가겠습니다. 부디 영면하소서.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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