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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한 관계’는 어떻게 폭력을 지우는가?

기사승인 2020.09.19  23:5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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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인권실현을위한전국가정폭력상담소연대와 한국여성의전화, 토론회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폭력의 특성을 반영해서 입법해야”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정서적‧심리적‧경제적 폭력에 대한 처벌 규정 필요

관련법 목적 ‘관계 유지’가 아닌 여성인권 보장 방향으로 개선 필요

여성인권실현을위한전국가정폭력상담소연대와 한국여성의전화는 17일 오전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 ‘깊은’에서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관련법‧제도 개선 토론회 <‘친밀한 관계’는 어떻게 폭력을 지우는가?>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온라인 회의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생중계됐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관련법은 데이트‧혼인‧혈연관계 등의 ‘관계 유지’가 아닌 여성인권의 보장을 위한 방향으로 입법되어야 하며, 이를 위한 과제로 전통적인 혼인·혈연 관계를 넘어서 변화하는 ‘친밀성’을 반영한 ‘친밀한 관계’의 정의와, 피해자를 ‘통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폭력의 특성을 반영한 ‘범죄 규정’의 필요성 등이 거론됐다.

▲ 17일 오전 여성인권실현을위한전국가정폭력상담소연대와 한국여성의전화 주최로, 토론회 <‘친밀한 관계’는 어떻게 폭력을 지우는가?>라는 주제로 한국여성의전화 교육장에서 열렸다. (사진=한국여성의전화)

토론회는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주제 발제는 김효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과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이 맡았다. 토론자로는 전윤정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과 유화정 가족구성권연구소 연구위원, 이진희 장애여성공감 공동대표, 김영중 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이은구 경찰청 여성안전기획과 가정폭력대책계장이 나섰다. 

WHO, 유럽성평등연구소 등 국제기구와 미국, 영국 등 해외 국가의 관련법, 최근에는 피해자의 의지, 감정, 자유를 통제(controlling)하는 행위까지도 폭력의 범주에 포함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효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요 국제기구들에서 제시하는 젠더 권력관계에 기반한 폭력으로서 여성에 대한 폭력, 친밀한 관계에서의 폭력 개념을 살펴보고, 미국과 영국의 해외 사례를 검토하여 친밀한 관계 내 폭력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사회의 정책·제도적 방향성에 대하여 논의했다.

김효정 부연구위원은 친밀한 관계의 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법에서 성별, 혼인상태, 성적 지향, 주거지 공유 여부 및 현재 관계유지의 여부에 제한되지 않는 방식으로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을 정의해야 한다고 했다.

폭력의 유형 규정에 있어서는 WHO, 유럽성평등연구소(EIGE) 등 국제기구와 미국, 영국 등 해외국가에서는 친밀관계 폭력의 유형을 신체적, 성적, 정서적·심리적, 경제적 폭력으로 구성되며, 최근에는 피해자의 의지, 감정, 자유를 통제(controlling)하는 행위까지도 폭력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음을 언급했다.

특히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친밀관계 폭력의 유형을 포괄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친밀관계 폭력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제도적 목표는 인권과 평등의 관점에서 피해자 지원 및 보호임을 명확히 해야 함을 강조했다.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피해자 FGI 진행, 가해자에 의한 피해자 ‘통제’라는 폭력의 특성을 반영한 법 제정 필요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은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피해자 사례를 중심으로 관련법의 입법 과제 및 방향을 제시했다. 발제에 소개된 사례는 한국여성의전화가 지난 7월 31일~8월 7일간 총 4회 진행한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피해자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 참여자의 목소리를 담은 것이다. 총 10명의 데이트폭력 및 가정폭력 피해자가 참여했고 연령대는 10~40대로 구성됐다. 

최선혜 소장은 FGI 사례를 바탕으로 한국사회에서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의 특성을 언급했다. ①‘폭력’으로 명명하기 어려움 ②‘남들에 비해 심한 폭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 ③데이트·부부 관계에서의 성적 침해의 ‘성폭력’ 인식의 어려움 ④간과하기 쉬운 ‘경제적 폭력’의 문제 ⑤고립되는 피해자 ⑥신고하기 어려운 범죄 ⑦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 등으로 인해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이 해결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과 관련한 대표적인 법인 「가정폭력방지법」의 한계를 짚고 앞으로의 입법은 ▲‘관계 유지’가 아닌 여성인권의 보장 ▲‘친밀한 관계’의 폭넓은 규정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의 정의 확장 ▲피해자 지원과 권리 보장 확대 ▲인식 변화를 위한 제도 마련 등의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 토론자로 나선 전윤정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현행 데이트폭력·스토킹 관련법을 중심으로 현행 규정, 입법 해외 사례 등을 소개하고 데이트폭력, 스토킹방지법의 입법 방향을 제시했다.

주요국가에서는 데이트 폭력에 관한 별도의 입법을 두기 보다는 여성에 대한 폭력의 범주를 크게 포괄하여 두고 가정폭력, 성폭력, 스토킹 등에 ‘친밀한 관계(파트너, 배우자, 연인 등)에서의 폭력(intimate partner violence)’으로 그 범위와 대상을 확대하여 피해자 보호와 법적 구제책에 대해 명시하고 있는 추세임을 언급하며 ‘여성폭력’과 ‘여성폭력 피해자’의 개념과 내용을 구체화하고 관련 긴급조치 제도와, 피해자 보호제도 등을 보다 세분화하여 규정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서 유화정 가족구성권연구소 연구위원은 현행법이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함을 이야기하며, 독일과 네덜란드 사례를 통해 다른 대안을 제시했다.

▲ 토론회는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주제 발제는 김효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과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부설 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이 맡았다. 토론자로는 전윤정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과 유화정 가족구성권연구소 연구위원, 이진희 장애여성공감 공동대표, 김영중 형사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이은구 경찰청 여성안전기획과 가정폭력대책계장이 나섰다. 온라인 회의프로그램 줌을 통해 생중계됐다.

성인지적(gender sensitive) 관점으로 가정폭력·친밀한 관계 내 폭력을 바라보고 관련법 개정이 필요함을 언급하며, 현행 가정폭력 처벌법 및 방지법 안에서 성소수자의 친밀한 관계 내 폭력을 ‘끼워넣기’하기는 사실상 법논리적으로 불가능함을 꼬집으며,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범위 확대를 위해 생활동반자법과 차별금지법 제정이 함께 반드시 필요함을 제안했다.

그리고 친밀한 관계 내 폭력의 심각성과 다양한 관계에 대한 인식을 위한 아동·청소년 의무교육과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진희 장애여성공감 공동대표는 ‘친밀한’과 ‘관계’에 대한 재사유가 필요하다고 제기하며 ‘가정’을 친밀한 공간이라는 가정과 규범은 폭력을 비가시화하고 제도의 공백이 관계에 대한 종속성을 강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장애여성의 경험을 통해 폭력적 친밀성과 관계에 기대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며,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이 성평등 문제와 무관할 수 없다. 피해자 지원 정책이 폭력 피해 예방 정책이자 시민권 획득, 방안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제도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또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개인이 처한 구조의 복잡성과 드러나지 않는 차별을 가시화시킬 주요한 통로임을 덧붙였다.

김영중 부연구위원은 현행 형법에서는 경제적, 정서적 폭력을 행위 자체만으로는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을 찾기 어렵고, 행위 일부에 대해서도 경범죄처벌법에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어서 실제로 피해자가 입는 피해에 비해 그 보호가 열악한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경제적‧정서적 폭력을 범죄화하기 위해서는 범죄 피해 범주 및 입증, 처벌 수위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이은구 경찰청 가정폭력대책 계장은 경찰이 피해자 보호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단계별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법령상 한계와 문제점들로 인해 적절히 대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선제적 경찰활동, 피해자 보호를 위한 신속하고 폭넓은 보호조치들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입법적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200여명이 참여하여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등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관련 입법에 대한 대중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앞으로도 ‘친밀한 관계’, ‘범죄 규정’ 등의 추가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한 입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주최 측은 밝혔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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