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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총수일가 사익편취 수단 악용”

기사승인 2019.09.10  15: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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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연대, 2018 지주회사 수익구조 실태 분석

상표권, 자문·용역 수수료 등 지주회사 배당외수익 문제점 지적

대다수가 총수일가 지분율, 배당외수익·내부거래 비중 매우 높아

우리나라 대기업은 상표권과 자문·용역, 임대료 등의 명목으로 계열사로부터 각종 수수료를 수취하는 지주회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주회사의 배당 외 수익 비중이 과도하게 높을 경우 사업회사 주주들에게 돌아가야 할 부가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높은 지주회사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과다한 상표권 수수료나 불분명한 자문료의 지속적 지급은 지주회사 부당지원 행위로도 볼 수 있어 심각한 문제로 드러났다. 주식 소유로 국내 계열회사의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것이 주된 사업인 지주회사의 특성상 배당금이 주 수입원이 돼야 하지만 그러지 못하다는 것이다.

▲ 우리나라 대기업은 상표권과 자문·용역, 임대료 등의 명목으로 계열사로부터 각종 수수료를 수취하는 지주회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 초(1월15일)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의견을 듣고 있다. (사진=청와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소장 김경율 회계사)가 10일 내놓은 상표권, 자문·용역 수수료 등 지주회사의 배당외수익 형태를 점검, 관련 지주회사 사업구조의 문제점을 분석한 ‘2018 지주회사 수익구조 실태 분석 이슈리포트’에 따르면, 대다수가 총수일가 지분율, 배당외수익·내부거래 비중이 매우 높았고 제도 설계 목적과 달리 총수일가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한 것이 확인됐다.

애초 재벌의 경제력 집중 수단으로 이용될 우려에 금지되었던 지주회사 제도는, 외환위기 당시 순환출자 구조로 인해 기업집단의 대규모 부실 및 구조조정 지연이 발생했다는 지적에 따라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개선 등을 위해 1999년 제한적으로 허용되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인 요건 완화로 인해 총수일가의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변질되었다는 비판과 함께, 자·손자회사 등과의 거래를 통해 배당 외 편법적 방식으로 수익을 수취하면서 사익편취 등에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 영업수익 중 상표권 수수료 비중 상위 10개 그룹 지주회사.

상표권 수수료의 경우, 각 기업별 수수료율은 천차만별임에도 제대로 된 산정근거는 찾기 힘든 실정이다. 또 자문·용역 수수료의 경우, 지난해 10월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 상위 업종 중 지주회사 배당외수익의 주요 원천인 경영컨설팅·광고업(79.4%), SI(53.7%)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해 그 수익구조를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참여연대는 2019년 5월말 기준 대기업집단 비금융지주회사 중 국내회사 사업 지배에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20개 대기업집단 주요 지주회사인 SK, LG, 롯데지주, GS, 현대중공업지주, 한진칼, CJ, 부영, LS, 하림지주, 코오롱,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세아홀딩스, 셀트리온홀딩스, SBS미디어홀딩스, 동원엔터프라이즈, 한라홀딩스, 아모레퍼시픽그룹, 하이트진로홀딩스, AK홀딩스 등의 수익구조 실태를 파악하고, 상표권 사용료나 자문·용역 등 지주회사의 본업과 연관성이 적은 사업의 영위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 실효성 제고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상표권 수수료= LG, SK, 롯데, CJ, GS, 한국타이어, 한진, 한라, LS, 동원 등 10개 그룹 지주회사의 상표권 연간 수수료 수취액은 모두 100억 원 이상이었다. ㈜LG, ㈜SK의 경우 계열사로부터 수취하는 브랜드 사용료가 무려 각각 2천701억여 원, 2천353억여 원에 달했다. 전체 영업수익 중 브랜드 로열티가 차지하는 비율은 한국테크놀로지 65.7%, CJ 58.6%, 한진칼 48.35%, 롯데지주 39.55%, LG 35.67% 등 순으로 각 지주회사들의 영업수익 내 상표권 수수료 수취액 비중이 매우 높았다.

상표권 요율은 기업집단마다 그 배수가 천차만별(최대 1.20%, 최소 0.02%)인 반면 그 산정 근거는 부실했다. 또 한진칼이 소유한 대한항공 상표권의 경우처럼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브랜드 가치가 무관함에도 회사분할을 통해 상표권이 지주회사로 이전되고, 과다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사례도 있었다. 상표권은 계열사 사업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인 만큼 수수료율 뿐 아니라 그 산정의 근거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제시돼야 한다.

▲ 영업수익 중 자문·용역 수수료 비중 상위 10개 그룹 지주회사.

◇자문·용역 수수료= 조사대상 20개 대기업집단 중 한라(93.2%), SK(58.3%), 코오롱(51.1%), 태영(46.1%), 현대중공업(46.0%) 그룹 지주회사 순으로 영업수익 중 자문·용역 수수료 비중이 높았다.

지주회사가 수취하는 각종 자문·용역 수수료의 경우 경쟁입찰이 아닌 계열사 간 수의계약 방식을 취함에 따라 다른 계열사 주주에게 돌아갈 이익을 편취하고 있었다. 지주회사가 다른 기업집단과의 계약을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가 아니라, 내부 계열사에 필요한 IT 및 경영지원 등 용역을 임의로 독점한다면 이는 심각한 일감몰아주기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 2018년말 기준 대기업집단 지주회사 특수관계인 지분율.

◇지주회사 사업구조의 문제점= 지주회사 영업수익 중 상표권과 자문·용역 수수료의 합이 차지하는 비중은 조사대상 20개 대기업집단 중 7개 집단 지주회사에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즉, 대부분의 지주회사들은 전체 수익 중 많은 부분을 배당외수익으로 충당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조사대상 20개 지주회사 중 절반 이상인 11개 지주회사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50% 이상이며, 나머지 9개 지주회사들 또한 지분율이 30%이거나 매우 근접해 있어, 한진칼과 한라홀딩스를 제외한 모든 회사가 공정거래법 상 사익편취 규제 대상에 해당한다.

이와함께 20개 지주회사 중 17개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80% 이상이었고, 내부거래 비중이 100%인 지주회사도 7개에 달했다. 이는 지주회사와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통한 사익편취가 규율되어야 할 핵심적인 이유다.

▲ 2018년말 기준 대기업집단 지주회사 수익구조(비율).

◇공정위 역할의 필요성= 김상조 전 공정위 위원장은 취임 이후 대기업집단의 경제력남용 방지를 위해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와 중소기업 성장기반 훼손의 대표적 사례인 대기업집단의 위법한 일감몰아주기를 엄중 제재하겠다고 밝혔었다.

특히 공익법인, 지주회사 수익구조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편법적 지배력 확대 악용 사례가 없는지를 분석, 제도개선안을 마련·추진하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이후 공정위는 수차례에 걸쳐 지주회사 현황 및 수익구조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지주회사를 통한 총수일가 사익편취 등에 대한 실제적인 제재는 전무했다.

참여연대는 “대기업집단들이 지주회사 규제의 빈틈을 지배력 강화와 사익편취에 악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위가 기업의 ‘선의’에 기댄 자발적 지배구조개선을 한다는 것은 주무부처로서의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참여연대는 “공정위는 지금이라도 시급히 지주회사의 일감몰아주기 행태 등에 대한 조사 및 제재에 나서고, 지주회사를 통한 총수일가의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설동본 기자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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