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또다른 책임기업 ‘LG생활건강’

기사승인 2017.08.15  17:27:46

공유
default_news_ad1

- LG생활건강, ‘가습기에 사용하지 마라’ 한 성분 사용하고도 억울하다?

▲ (사진=가습기넷)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LG광화문빌딩에서 ‘LG생활건강 119 가습기살균제 팩트체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LG생활건강이 “119가습기살균제는 안전하다. 현재까지 발생된 피해자가 없다. 그래서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LG생활건강 ‘119가습기살균제’는 안전하다?

미국 환경청은 가습기에는 어떠한 물질도 넣어선 안 되며, 심지어 수돗물도 사용하지 말고 증류수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수돗물은 물론이고 농약과 마찬가지인 살균성분을 고농도로 넣은 가습기 살균제를 옥시레킷벤키저, 테스코, 헨켈 등 다국적 기업뿐만 아니라 LG, SK, 롯데, 삼성, 애경 등 국내 기업들도 앞다투어 만들어 판매했다.

특히 LG생활건강의 ‘119가습기살균제’의 경우 2011년 정부의 가습기 살균제 전수조사 당시에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2016년 국정조사가 진행되면서 뒤늦게 이 제품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1997년부터 2003년까지 판매된 LG생활건강의 ‘119 가습기살균제’에 포함된 성분은 BKC(염화벤잘코늄)와 Tego 51이라는 살균물질이다. LG생활건강은 정부가 문제 삼는 가습기 살균제 원인물질(PHMG, PGH, MIT/CMIT)과 다르므로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 미국 환경청의 보고서에 따르면, LG생활건강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한 BAC 살균성분을 가습기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출처=미국 환경청 위해성 평가 보고서)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LG생활건강이 보내온 자료를 검토한 결과 미국 환경청의 BKC(염화벤잘코늄) 위해성 평가자료에 따르면, “집에서 사용하는 항세균제품의 경우 안전성의 문제가 없다. 그러나 가습기의 호흡 노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except for the inhalation exposure from the humidifier)라고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LG생활건강이 사용한 BKC(염화벤잘코늄) 성분은 가습기에 넣어 호흡기로 노출되는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즉 이 물질로는 ‘가습기 살균제’ 제품으로 세상에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더욱이 작년 국정조사 당시 LG생활건강 이정애 부사장은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당시에 흡입독성시험 등에 대한 별도의 법적 의무가 없어 안전성 검사를 수행하지 않았고 안전성 실험 없이 제품의 권장사용량을 설정하고 개발·판매했다”고 밝힌바 있다.

LG생활건강은 ‘가습기’에 사용하지 말라고 한 성분을 사용하고도 제품에 대한 호흡독성 등 안전성 검사도 거치지 않고 시장에 판매한 것이다.

▲ (사진=가습기넷)

LG생활건강 ‘119가습기살균제’에는 피해자가 없다?

이날 진행된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피해자는 LG생활건강의 ‘119가습기살균제’를 구매한 영수증을 보여주며 피해를 호소했다. 피해자는 “1998년 12월 17일에 마트에서 ‘119가습기살균제’를 구매해 사용했다”며 “현재 자기뿐만 아니라 아이가 천식 등의 질환을 보이고 있다. 임신할 때부터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돼 아이까지 피해를 봤다”고 설명했다.

딸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지금까지 약 20년 동안 소아청소년과에 다니며, 비염·천식 등 호흡기 질환 치료와 수술을 받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신청을 받고 있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판정 피해자 중에서 LG생활건강의 ‘119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피해자가 5명이고 그 중 1명은 사망한 피해자라고 전했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가습기 살균제 사용 1228명 조사대상 중 8.2%가 LG생활건강의 ‘119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를 근거로 추산해 보면, LG의 119가습기살균제 사용 후 병원치료 피해자가 약 2만4900명에서 4만1500명으로 추정된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검찰은 ‘LG생활건강’ 즉각 수사하라

지난 8일 문재인 정부는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적극적인 문제 해결 의지를 밝혔다. 그 중에서도 ▲가습기 살균제 사안을 대통령 차원에서 직접 챙기겠다는 점 ▲가해기업 수사와 처벌 등 진상규명을 재검토하겠다는 점 ▲가해기업 수사와 처벌 등에 대해 범 부처별로 나서줄 것을 지시했다.

▲ (사진=청와대)

더불어 지난해 국회에서 채택된 국정조사 결과보고서는 LG생활건강에 대해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신고 접수대상에 해당 제품을 포함하고 피해자 판정 시 이에 대한 구상권 행사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들은 끝으로 “문재인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 참사의 제대로 된 진상규명에 대해 피해자와 약속한 만큼 특검을 가동해 LG생활건강에 대해 즉각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도 없게 철저히 규명해야 할 것이다. 또한 LG생활건강은 변명으로 억울함을 호소할 게 아니라 잘못을 정확하게 인정하고 피해자 앞에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했다.

양병철 기자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