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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걸이 시험

기사승인 2016.09.30  11: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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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의 금수회의록

▲ 해림 한정선

불볕이 지글거리는 여름날, 개구리들이 개울가에서 턱걸이시험을 보았다. 아침부터 석양까지 나뭇가지에 턱걸이를 하면서 매달려 있어야 하는 인내시험이었다. 통과하면 개울 통행증을 받고 시원한 개울물에서 살 수 있었다.

한 낮을 넘길 즈음, 많은 개구리들이 도저히 불볕을 견디지 못하고 손을 놓았다.

‘고통 없이 얻는 것은 없다. 고통 뒤에는 행복한 개울이 있다.’

시험관개구리가 포기하지 않고 불볕을 참아내고 있는 개구리들에게 개울물을 가리켰다.

석양녘까지 견딘 개구리는 고작 셋뿐이었다.

탈락한 개구리들은 개울가를 얼쩡거리다 살길을 찾아 골짜기 풀숲으로 사라졌고, 합격한 개구리들은 개울 통행증을 목에 걸고 개울로 풍덩 뛰어들었다. 세 개구리들 중 두 마리가 물속에서 흐느적댔다. 불볕에서 화상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한 개구리는 헤엄이 매우 힘찼다. 온 몸이 말짱한 비결을 묻자, 그는 턱걸이를 즐겼을 뿐이라는 겸손한 대답을 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가 시험을 본 위치는 해가 중천에 뜨는 정오부터 나무 그늘이 드리워지는 곳이었다. 그는 개울가에서 대대로 살아온 때문에 개울 주변 지리에 환한, 개울가 터줏대감 황개구리의 손자였다.

한정선 helimsea@naver.com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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